언젠가, 한 해 동안 내가 새로이 알게 되고 꽤나 친하게 일상을 나눴던 사람들이 모두 내 옆에 없음에 씁쓸해했던 시기가 있었다.

그냥 정신 없이 살다가 문득 고개를 들었는데 옆에 있던 사람들이 다 사라지고 홀로 서 있는 기분?
아니면 간단하게 전화 한통, 카톡 하나만 보내도 닿을 수 있지만 그럴 수가 없을만큼 마음의 거리가 멀어져서 다 무색해진 그런 기분?

내가 카톡을 보내고 연락을 하는게, 그 사람에게 달갑지 않구나 라고 느껴버려서 생각이 나도 연락할 수가 없고, 그저 마음으로 내가 알던 그때의 그 사람이 그립다 라고 생각했다.
쉽사리 카톡 한 통 할 수 없는 지금의 그 사람은 내가 그리워하는 그 사람이 아니니까.
이런 게 이별인가 싶기도 했고.
그렇게 모든 걸 놓고, 그 사람에게 나는 중요하지 않았나봐 하는 씁쓸함도 무뎌질때.
그러니까 아무 생각도 없을 때 사람들이 나에게 연락이 왔다.

부질없는 일이라고 생각했는데, 또 하나 배웠네.
이렇게 모든 인연의 끈이 끊겼다고 생각했을 때 뜬금없이 연락이 오기도 하네.

그 사람들도 내 생각을 하긴 하는구나

나 그렇게 잘 못 살진 않았나봐
그 시간들이 아주 의미없는 건 아니었어서 다행이다.



Posted by mjeong :

시간이 지나고 나이를 먹으면서 사람들은 좀 더 무뎌진다고들 한다.
그리고 그게 어떤 것이든 나에게 무뎌짐은 축복이자 평안함이었다.
모두에게나 이번 생은 처음이겠지만 그 중에서도 더 서툰 편인 나는 너무 불필요한 많은 부분에서 예민했고, 그래서 내가 다른 사람들과는 다름을 느꼈다.

나는 너무 소심해
인간관계를, 특히 가볍지만 루즈하게 친밀한 관계를 어떻게 쌓아야할지 모르겠어
나는 늘 실수하는 것만 같아

이렇게 보지 않아도 될 눈치는 눈치대로 다 보면서,
끈임없이 자기자신을 검열하고,
그렇게 예민하게 굴었던 것 인정한다.

근데 그게 유별나다는 걸 알면서도 도저히 조절이 되지 않아서 힘들고,
그리고 끝없는 자기 검열 속에서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이 깎여나가서 힘들고,
아무도 이런 나의 힘듦을 공감하지 못할 거란 생각에 또 힘들었던 것도 같다.

그리고 그런 모든 나의 힘듦을 티내지 말아야 한다는, 자꾸만 가면을 써야 한다는 그 강박적인 생각이, 지금의 나의 모습을 숨겨야 할 것만 같아서 제일 힘들었던 것 같다.

근데 이게 다 그렇게 힘들 일인가.
이제 나는 생각이 생각의 꼬리를 물게 여지를 주지 않는다.
그런 것들에 낭비할 기운이 없으니까.
그래서 무뎌졌고 단순해 졌고 그래서 좀 더 행복했던 것 도 같다.
그 순간의 힘듦, 그 순간의 행복을 그저 그 순간에만 두고 더 이상 거기에 메어있지 않았으니까 순간을 산다는 건 나에게 축복이었다.

근데 그 과정에서 깎여 나갔던 것들 중엔 불필요한 것들도 많았지만
무뎌지지 않았으면 좋았을 것들도 있더라.

나는 아직도 누군가와 친해지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이 어떤 건지 모르겠다.

이젠 더더욱 모르는 것이, 원래도 그 부분에 서툴고 부족했던 나인데 나이가 들면서 그걸 어찌해보려는 노력도 하지 않았기 때문에.

그래서 나이를 먹고 무뎌짐에도 불구하고 주기적으로 위염을 달고 살고 있구나.

아직 멀었다…

무뎌지는 것도, 무뎌지지 않는 것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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저는 넘어지나 아주 엎드려지지 아니함은 여호와께서 손으로 붙드십이로다
The LORD will hold your hand, and if you stumble, you still won't fall
시편 37:23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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